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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해 조선왕조 실록 15일간의 이야기

광해, 왕이 된 남자
광해, 왕이 된 남자

조선 제15대 왕 광해군의 이야기이며 조선왕조 실록에 쓰여 있지 않은 시간 15일간의 이야기로 영화적 상상력이 더해진 최고의 영화이다. 학창 시절 배웠던 폭군 이미지와는 달리 실제로는 정치도 잘했고, 무엇보다 임진왜란을 잘 극복해낸 왕이지만, 인조반정 후 승자에 의해 쓰인 역사로 인하여 실제보다 나쁘게 적혔을 가능성이 크다. 반정을 구실 삼아야 하기에 광해군은 폭군이 돼야 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광해군 역을 연기한 이병헌의 첫 사극 도전이며, 정말 왜 이병헌이 연기의 신인지 알 수밖에 없다. 이 영화에서 1인 2역을 맡았는데 광해군 역을 정말 잘해주었단 생각이 듭니다. 당시 CGV VVIP 여서 누워서 보는 지금의 템퍼 상영관 같이 아내와 함께 럭셔리하게 보았던 기억이 생생하다. 그래서 더욱 영화가 재밌게 느껴졌을 수도 있다.

 

광해와 하선, 허균의 지시로 왕이 된 남자

권력투쟁과 왕위를 둘러싼 정치가 절정에 달한 광해군 8년. 자신의 목숨을 노리는 이들의 분노와 두려움으로 점점 폭력적이 되어가던 광해군은 도승지 허균에게 자신을 대신해 위협에 노출될 대역을 찾으라고 지시한다. 이에 따라 허균은 기방의 주정뱅이들 사이에서 만담으로 인기를 끌었던 하선을 발견하게 된다. 왕과 똑같은 외모일 뿐 아니라 타고난 재능과 웅변으로 왕을 완벽하게 따라 하는 하선이다. 말의 의미를 모른 채 궁궐로 끌려간 하선은 광해군이 자리를 비운 하룻밤 동안 가슴을 조이는 왕 역할을 맡는다. 왕이 되어서는 안 되는 사람이 조선의 왕이 되는데 그러던 어느 날 광해군이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지는 거대한 사건이 일어난다. 허균은 광해군이 치료를 받는 동안 하선에게 광해군을 대신하여 왕 노릇을 하라고 명령한다. 길거리 만담꾼에서 하루아침에 조선의 왕이 된 천한 하선에게 허균의 지시로 말버릇부터 걸음걸이와 국정을 좌지우지하는 일까지 들키지 않아야 할 위험한 왕 노릇을 시작한다. 다만 예민하고 난폭한 광해와 달리 궁정은 달라진 왕의 따뜻함과 인간미에 약간 동요하고, 허균은 왕의 역할이 아닌 하선의 목소리에 당황하기 시작한다.

 

광해 영화 관람후 평론가 리뷰

설정이 앞서갈 수 있는 영화였다. 그 부분을 통제함으로써 왕이 된 남자 광해는 웃음과 감정을 어렵지 않게 조율한다. 팀을 이끄는 데 이병헌의 역할이 컸다. 다양한 캐릭터가 장면을 분산시키는 영화와 달리 하선이 현장을 장악하고 있으며, 주인공들이 본편을 충실히 섬기고 있다. 최근 트렌드와는 달리 고전적인 선택일 수도 있지만 영화에 집중하게 된 가장 큰 요인이었다. 그것은 인기 있는 영화의 예시이다. 어둡고 불안한 기운이 가득한 시대에 무식하지만 인정 많고 합리적인 광대, 폭군 광해 역을 맡은 이병헌은 두 사람이 닮아 마침내 만나는 교차점을 귀신같이 포착한다. 신하들을 엄중히 질책하고 외교정책을 바꾸고 젊은이들을 진정으로 불쌍히 여기는 국왕은 여러 번 꿈꿨던 바로 그 지도자다. 조선이 보름 동안 가짜 왕 하선을 맞이하면서 행복감에 빠진 것처럼 관객들은 광해, 왕이 된 남자를 보면서 2시간 동안 극장에서 꿈의 지도자상을 만날 수도 있다. 광해, 왕이 된 남자 의도한 듯 현재 한국에서 살아야 하는 사람들은 듣고 싶은 말만 골라한다. 말은 달지만 속셈은 의심스럽다. 진정한 힐링에는 관심이 없지만 구체적인 공약은 없는 정치인이 위로의 말로 가득 차 있지만 베스트셀러나 좋은 슬로건으로 호도하는 모습을 보는 것과 같다. 왕의 변화로 시작되는 영화 줄거리는 장난을 치지 않고 앞으로 걸어 나가 그가 진정하고 싶은걸 한다. 그리고 그는 말한다. 고통 속에서 죽어가는 아이를 껴안고 울 수 있는 사람은 선택된 소수보다는 보통 다수에 대한 질투와 외압으로부터 백성을 보호할 자존심이 없다면 왕의 자리에 오를 자격이 없다. 이병헌뿐 아니라 조내관을 연기한 류승룡, 한효주, 김인권, 심은경, 장광 등이 눈에 띄지 않는 호흡이 인상적이다. 추창민 감독의 연출이 탄탄하게 느껴진다. 광해, 왕이 된 남자는 멋진 영화이다. 가장 밑바닥에 있는 사람의 따뜻한 마음을 통해 진정한 리더의 덕목을 그린 온화한 영화로, 가장 날카로운 대목은 이병헌이다. 그는 예민한 왕의 확대된 눈빛과 일상적으로 죽음의 위협에 노출된 용상 위에 앉았던 천한 것의 진실한 마음 사이를 자유롭게 오가며 극의 긴장감과 여유를 파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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